요즘 우리아이는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다. 공부하느라고 밤새도록 책상에 붙어있으면 걱정이나 하지 않지 매일 컴퓨터하느라 정신이 없어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옛날에 비해 요즘 아이는 매일 컴퓨터만 하느라 대화도 하지 않는다. 나와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세대차이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학교다녀오면 학원가는 시간 빼 놓고는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어 친구들도 만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의 모든 어머니들의 고민이라 생각된다. TV를 보면 인터넷 게임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훔친다던지 사람을 죽이는 일 까지 심심치 않게 나와 가슴이 섬짓하다.

내 아이도 혹시 컴퓨터 중독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앞선다.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면 신경질을 내며 요즘 아이들은 다 자기처럼 생활한다고 한다.

설령 요즘 아이들이 모두 컴퓨터 하는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이 싫다. 내가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방구석에 앉아 자판이나 두들기고 ‘몹인지 현피’인지 알지도 못하는 말을 하는 아들이 보기 싫다.

차라리 밖에 나가서 싸움을 하던가 장난치다 동네 아저씨한테 혼난다던가 하는 것이 마음편할 것 이다.

사람은 항상 사람과 부딪히고 교류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우리 아이가 계속 이런 생활을 하다보면 커서 어떻게 될까? 분명히 남과 만나지도 않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질것이다.

아들은 컴퓨터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서로 얼굴을 맞대며 체온을 느끼지 못하는 관계에서 얼마나 인간적인 교류가 이루어 질 것인가?

나는 아들이 기계에 혼을 빼앗기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컴퓨터 사용시간을 제한하고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물론 아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전보다 웃는 시간도 많아지고 화도 많이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니까 이제야 사람과 산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최신기술이라는 것이 인간을 풍요롭게 해 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나도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 기술이 인간성을 생각하지 않는 것 이라면 없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사람사이에 살아가야 비로소 인간으로 불린다. 옛말에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다. 아무리 컴퓨터가 좋은 것이라지만 너무 지나치면 생활을 파괴하고 사람다움을 잃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선영/주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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