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자율관리 강촌마을 1단지

"일산이 상전벽해(桑田碧海)되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강촌마을 1단지 관리사무실에서 만난 1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이필우 회장의 말이다.

강촌마을 1단지는 일산신도시 고층아파트 시범단지로 선정되어19 92년 10월, 일산에서 고층아파트로는 가장 먼저 입주했다. 저층아파트로는 백석동의 백송마을이 조금 앞서 입주했다.

"이곳을 지나는 버스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25분을 걸어 백마 기차역에서 1시간마다 있는 열차를 이용해서 출퇴근을 해야 했지요." 지금의 마두2동이 일산 내에서  교통중심지가 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일산이 개발되기 전에는 도로가 제대로 안난 데다 상가나 슈퍼도 없어 장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마두2동 통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정애순씨는 "남편이 출근할 때 필요한 것을 적어주어서 장을 봐 오게 했다." 고  회고했다.

입주 당시엔  우유 하나 사려고 해도 백석동 백송마을 앞 슈퍼까지 가야 했다는 것. 백화점과 상가가 즐비한 지금으로 봐서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강촌마을 1단지 주민들은  일산의 최초 입주자로서  지역사랑이 남다르다. 신도시에서 가장 오래 살았다는 자부심과 초창기에 겪은 어려움이 일산 사랑을 더 북돋아주고 있다. 그래서 이곳은 주민자치위원회나  지역활동에 열성을 가진 주민들이  가장 많은 단지에 들어간다.

강촌마을  1단지엔 유명 인사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 시인 김지하, 가수 양희은, 만화가 고우영씨 등이 이곳에서 살았거나 지금도 살고 있다.

1단지 건물엔   이곳 주민 외에는 잘 모르는 국방상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곳은 휴전선에서 서울로 오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적군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설계단계부터 몇가지 조치가 취해졌다.

 아군 전차가 숨을 수 있도록 동 사이의 공간을 넓혔고  적의 포격에 견딜 수 있는 튼튼한 건물을 짓도록 국방부에서 꼼꼼히 챙겼다. 그래서 이곳 아파트는 아직 조그마한 균열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1단지는  관리측면에서도 다른 아파트에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한다. 2002년부터 위탁관리를 벗어나  자치관리를 한 것. 그 결과 작년엔  1억 7천만원의 보수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주민들과 주민대표자 회의 그리고 관리사무실간의 긴밀한 협조와 신뢰가 낳은 결과였다. 마두2동의  8개 단지 중 5개 단지가 자치관리를 하는  사실에서 강촌마을 주민들의 신뢰와 협조가 남달라 보인다 . 

<윤영헌기자 yyh@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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