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인라인 스케이트’ 주도한 김창성씨

지난 21일 일산구 탄현동 홀트일산복지타운 체육관에서 ‘제1회 전국 파랑새 인라인 페스티벌’이 열렸다.

경기 북부에 위치한 5개 장애인 학교가 참여한 이 대회는 학생 및 학부모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장애학생끼리 혹은 가족과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트랙을 도는 이 경기는 순위를 매기기보다 한바퀴 완주를 하는데 의미를 둬서인지 모두가 대회를 즐기는데 열심이었다.

이대회를 처음 기획하고 준비한 이가 김창성씨(37. 밝은 학교 교직원)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그저 취미로 타던 3년전쯤, 발목을 다친 것을 계기로 좀 더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배워야 겠다는 생각에 내친김에 국제인라인스케이트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그러다가 자신이 근무하는 '밝은 학교' 장애학생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운동을 물색중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인라인스케이트를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씨에게 교습을 받은 다른 학교 교사들도 학교에 돌아가 평균 주1회씩 인라인스케이트를 가르쳤다고 한다.

처음엔 무거운 헬멧을 억지로 씌우고 복장을 입히자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하던 아이들도 지금은 인라인스케이트를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표정의 변화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아이들인데 즐거워하고 신나해 하는 아이들을 보면 흐믓하기만 하다. 엄마들도 아이들이 막 뛰어노는 모습에 그저 좋아하기만 하다가 아이들을 쫓아다녀야 하자 같이 배우게 되고 다이어트 효과도 톡톡히 본다고.

김씨를 비롯해 인라인 스케이트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는 교사들, ‘녹색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주축이 돼 내년에는 3월 1일에서 10일 사이에 한강시민공원에서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파랑새 인라인 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  한강시민공원 선유나루터를 시작으로 두시간이나 세시간거리를 왕복할 계획이다.

김창성씨는 매주 수요일 금요일 6시에서 8시까지 고양시에 거주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이마트 옆 안산공원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지도한다. 특히 안전교육을  중요시해서 별도의 시간을 배정해 강의를 하기도 하는데  새달 1일, 2일에 6시~7시까지 수업이 있다.

김창성씨가 근무하는 '밝은 학교'는 유치부 전문학교로 국내에서  처음 신설됐으며 약 50여명의 학생들이 있다. 김씨가 지도하는 학생들 중 진성림이라는 6섯살난 아이는 유달리 엄마랑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쓰는 아이였는데 의외로 이번 인라인 페스티벌에서 1등을 한 것을 비롯, 학교내에서도 항상 1등을 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인라인 페스티벌을 이야기할 때 김창성씨의 목소리는 한층 경쾌해진다. 쇼트트랙중 꼴찌로 가던 친구가 앞서가던 친구들이 넘어지면서 1등을 해서 모든 사람들이 한바탕 웃었던 일이며 200m 트랙경기에서 키큰 학생들이 너무 열심히 달려 코너 돌때 마다 부딪힐 뻔 해서 매트리스를 갖고 같이 돌던 일을 애기할 때는 정말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그러면서 부모와 형제, 친구들이 함께 참가할 기회가 자주 생겨 장애아를 둔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 모여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내가  인라인스케이트에 별 관심을 안가져 서운하다고 웃으며 말하는 김창성씨는 ‘전국 파랑새 인라인 페스티벌’같은 대회는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할 것이라며 그들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유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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