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作名 앞장선 고양문화재단 이상만 총감독


얼마 전 아름다운 한글이름상을 받은 이상만 총감독은 수상한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눈치다. 직원들과 고양시 공무원 모두가 열심히 도와줬는데 왜 나에게만 상을 주느냐며 겸손함과 미안함을 표했다.

이감독이 문화센터에 한글 이름을 고집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고양시의 문화공간으로 '덕양체육문화센터'라는 진부하기 짝이없는 이름보다는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는 독창적인 것을 앉히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고안하게 된 것.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문화공간이기에 진부한 것보다는 듣기도 부르기도 정겨운 우리말이 창조의 공간임을 더욱 부각시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마침 고양의 아파트 이름도 달빛마을, 샘터마을 등과 같은 아름다운 한글 이름을 가지고 있어, 이에 맞춘 한글이름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처음 한글이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을 때, 4~50대의 기성세대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왜 평범한 이름을 버리고 어려운 이름을 쓰느냐” “관공서는 한문이름이 대체적이다” 는 등의 비판이 있었지만, 30~40대 젊은 세대들이 지지해 준 덕에 용기를 얻어, 순 우리말로 이름짓는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던 것.

물론, 독불장군식으로 작명작업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에게 새이름 공모도 하고 국립국어연구원에 감수를 의뢰하는 등 모두가 좋아하는 이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 결과 전국에서 최초로 '어울림누리'라는 순 우리말로 이름지어진 문화센터가 탄생했고, 서울 국립극장에서는 어울림누리의 한글로 지어진 좌석이름을 따갔다고 한다.이 감독은 "사람을 대표하는 것도 이름이오, 나라를 대표하는 것도 이름인데 어찌 이름짓는 데에 소홀히 할 수 있겠느냐"며 외국어와 한문으로 힘을 잃어가는 소중한 우리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양주밥먹고 고양사람 행세한다'하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옛날부터 고양이 훌륭한 동네로 이름났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 고양을 베네치아 같은 문예부흥의 발상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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