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는 옛 한양의 바로 옆에 있던 중요한 곳으로 그 이름 또한 고봉산과 행주산성이 잇는 덕양산의 한글자씩을 따서 고양(高陽)이라고 불렀다. 삼국시대에는 고봉산(高峰山)은 백제시대에는 달을성현(達乙省縣)이였는데 고구려의 안장왕이 태자시절 정을 준 한씨처자가 이곳에서 봉화를 올려 한강유역을 차지한 후에는 고봉현(高峰縣)으로 바뀌었고, 덕양산(德陽山)은 백제시대에 계백현(皆伯縣)이였는데 고구려의 안장왕이 한씨처녀와 상봉하였던 곳이라고 하여 왕봉현(王逢縣)으로 바뀌었다.

더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고양시는 일산 송포의 가와지유적에서는 기원전2000여년전의 신석기시대 볍씨가 나온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그러나 일산신도시라는 거대한 도시를 개발하면서 한강변을 지키던 성저토성이라는 귀중한 삼국시대의 토성을 없애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이곳은 평상시에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서 민간인들이 접근조차 할 수 없어조사를 못해오던 곳인데 이곳의 발굴조사를 의뢰받은 대학교가 제대로 조사를 못하여 그 성격조차 밝히지 못한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그당시 역사의식이 있는 책임자가 있었더라면 이 귀중한 성터를 시민들의 휴식과 교육의 공간인 공원으로 조성하였을 것이다. 고대의 성곽을 전공하는 저로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런데 고양시는 다시 한번 이러한 우를 범하고 있다. 그것은 덕양구 행신동 무원마을 서광라이프아파트 후문 건너 야산에 남아있는 번디미토성이 훼손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토성은 올핌픽공원으로 조성된 백제시대의 몽촌토성과 매우 흡사한 형태의 완벽한 토성으로 우리나라에서 원형을 가직한 몇 개 안되는 귀중한 문화유산인데 그 옆에 현재 시설물을 건설하고 있어 다시 한번 훼손의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성은 어느 대학이 의뢰를 받아 이미 조사를 하였으나 유물조차 발견하지 못함으로서 그 중요성을 상실해 행정기관의 주목을 받지못했으나 1995년 필자와 백제문화연구회의 조사에 의하여 유형장군묘 부근에서 경질토기편을 수습함으로써 이곳이 삼국시대의 중요한 성이였음을 밝혀지게 되었고 이러한 사실이 제 저서인 한성백제사(집문당,1995)에 실리게 되었다.

 현재 고양시가 임진왜란 당시의 3대대첩으로 유명한 행주대첩이라는 근대사에 치중해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 가운데 명봉산성, 황룡산성, 고봉산성, 성저토성, 멱절산보루, 보루뫼보루, 송포토성, 구산보루, 행주산성, 북한산성 등의 삼국시대유적들이 등한시 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 명지대 오순제교수와 동국대 윤명철교수가 조사한 이산포 인터체인지부근에 있는 백제시대의 멱절산보루가 경기도박물관에 의해 발굴된 것으로 다행인 것으로 발굴 당시 엄청난 양의 백제시대의 토기가 출토되었다.

이와같이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고양시가 동북공정을 운운하는 현시점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 조차 지키지 못하고 스스로 귀중한 삼국시대의 유적을 훼손한다면 후손들에게 무어라 말할 수 있겠는가. 더 이상의 훼손을 막고 이 성을 원형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 시급한 행정적인 조치가 필요하며 추후 고양시에 남아있는 삼국시대의 유적을 개발하고 찾아내어 나아가 학술적인 세미나를 통해 고양시민들에게 널리 알려 고양시의 유구한 역사성을 인식시켜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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