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사람의 관계는 밀접하고 친밀하다.  동서고금을 통해서도 이에 대한 감동적인 얘기는 많다.  외국의 예를 들 필요도 없다.  옛날 전북 정읍 오수 땅에 주인을 구하고 불에 타 죽은 개 이야기는 이 고장 사람들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그래서 ‘오수 개’가 유명해졌다.  오죽했으면, 그 개를 기리는 동상까지 세웠을까.

개와 사람의 관계가 항상 가깝고 좋을 수만은 없다.  사람이 살기 어려워지면, 개도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즈음 고양시의 골칫거리로 대두된 ‘유기견’도 이를테면, 어려운 시기 개와 사람간의 안스런 관계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한 사례다.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은 고양시당국이다.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버려진 개들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또 각종 병원균에 노출돼 사람들에게 2차감염의 위험성까지 주기도 하고 교통사고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에 시에서 ‘유기견보호소’까지 설치했다.  방침은 1개월간 보호기간 후 주인이나 분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 내지는 사육농가로 보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침을 중심으로 한 보호와 처리문제가 애견가들의 분노를 유발시켰고, 이와 관련한 네티즌들간의 논쟁이 뜨겁다.

아무리 버려진  개이지만, 유기견에 대한 보호방침과 처리가 너무 잔인하다는 주장과 사람살기도 어려운 판에 무슨 ‘개 타령’이냐는 주장들 사이에서 어떤 해결방식이 나올 수 있을까. 

행정당국은 예산 타령이다.  신청한 예산이 통과되면 유기견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 유기견 문제는 인간의 이기심이 그 본질이다. 행정의 잣대로 인간의 이기심을 극복할 수 있을까. 
뉴스가치를 운위할 때 고전적으로 쓰여 지는 예문.  ‘개가 사람을 문 것과, 사람이 개를 문 것’ 둘 중 어느 것이 뉴스 가치가 높느냐는 것. 당연히 후자인 것으로 배웠다. 

그런데, 뉴스가치라는 것은 시대현실과 궤를 같이한다. ‘개 팔자가 상팔자’인 시대라면, 개가 사람을 문 것이 오히려 뉴스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래저래 개는 뉴스의 대상이다. (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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