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신년사] 고양신문의 새로운 각오

신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역법의 획긋기에 불과한 해바뀜이지만 맞이하는 마음이 각별한 것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그에 따른 각오가 새롭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해가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는 상투어만이 아닌, 내외적으로 전쟁과 국기를 흔드는 엄청난 사건이 줄이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명분 없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한국군 파병, 탄핵으로 대표되는 수구세력의 개혁 흔들기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지난해 끝자락에 터진 남아시아의 최악의 지진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무력함과 겸손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고양시에서는 재작년부터 묵어 넘어왔던 고봉산 살리기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또 다시 새해를 차가운 거리 농성장에서 맞고 있습니다. 세상살이는 아이엠에프 때보다도 심하다고 합니다.

극심한 내수 부진으로 경기는 가라 앉아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고양신문도 이러한 회오리 한가운데 있었지만 독자여러분의 분에 넘치는 사랑에 힘입어 또다시 새해를 맞고 나름의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자라지만 관용해주시고 고양에서 제대로 된 지역신문 하나는 살려야 한다고 부추겨 세우며 꼬박꼬박 구독료를 내주신 수많은 독자의 격려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까지 왔습니다.
고양신문은 새해에 더욱 겸손하고 비굴하지 않은 언론으로 서고자 합니다.

한국 신문은 강한자에 약하고 약한자에 군림해 온 부끄러운 자화상을 갖고 있습니다.
적어도 고양신문은 ‘시민주 신문’으로 재창간한 이래 이러한 낡은 관념을 타파하려 노력해왔지만, 권력과 특히 광고주의 그늘에 할 말을 다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나 반성합니다.

거시적인 화해와 통합보다 소재거리를 좇아 갈등이나 분열을 내심 즐기지 않았나 되돌아봅니다.  이제 언론도 하나의 상품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내야합니다. 지역신문 수준이 다 그렇지 하며 열악한 시스템을 핑계로 중대한 과오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곤 했습니다.

더 이상 향토애에 호소할 수 없습니다. 관용에 기대지 않고 상품의 질로서 평가받고자 합니다. 주먹만한 글자를 틀려놓고 지역신문이니까 용인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은 버리려고 합니다.

독자가 배달 지연으로 지난 행사 정보를 보게 되서 우롱당한 일을 비판할 때 토요 휴무 등 우편사정을 핑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체 신문시장이 인터넷 매체의 약진, 무료신문 범람 등으로 위기 상황이라고 합니다.

고양신문은 이러한 외풍에 영향을 받을 만큼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전반적인 시장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처음으로 집행되는 해입니다. 우리가 그 수혜자가 될지 모르지만 국가가 중앙지의 지역독점을 막고 고사위기에 있는 지역신문을 육성하자는 취지입니다.

지원법과 더불어 신문공판제 실시, 신문 공정거래 강화 등 언론개혁의 흐름은 오히려 지역신문에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중앙여론의 여파가 지역을 속속들이 규제하는 사회에서 중앙지외에 지역신문을 사서 보는 일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사회가 선진화할수록 전국지보다 지역지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 대세입니다. 보다 자기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가까운 생활영역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이러한 호기는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준비된 자에게만 그 과실이 주어질 것입니다. 날로 팽창하는 고양시에서 여론의 길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취재인력을 보강하겠습니다. 보다 전문성을 가지겠습니다. 신유년은 닭의 해입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을 알리는 닭처럼 부지런한 신문이 되겠습니다. 독자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윤주한/고양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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