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완의 ‘음악바람’ 마지막회

여성으로서 지적 보이스의 수위에 항상 포함되는 가수가 있다. 76년 어리스터(Arista)레이블을 통해 데뷔한 미국출신의 제니퍼 워네스(Jennifer Warnes)가 그 주인공이다.

‘업 웨어 위 비롱(Up Where We Belong-영화 ‘사관과 신사’의 주제곡)’의 여성 보컬리스트로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제니퍼 워네스는 이 곡으로 그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조 카커와 최우수 듀오상을 받기도 했다.

포근한, 여유로운, 정제된 목소리 등의 수식어를 항상 어두에 붙도록 만드는 그녀의 음반중에서 87년 발표한 ‘페이머스 블루 레인코트(Famous Blue Raincoat)’를 이번 주의 추천음반으로 선정했다.

이 앨범은 지난 호에 게재됐던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앨범의 부제로 ‘더 송스 오브 레너드 코헨(The Songs of Leonard Cohen)’인 것처럼 그녀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가수의 한 명으로 꼽는 이가 코헨이었다. 본 앨범은 코헨의 음악인생에 경의를 표하는 헌정의미의 앨범이기도 하다.

제니퍼 워네스의 앨범들이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서 테스팅 음반으로 자리잡게 만든 이 앨범은 80년대 후반에 엘피(LP)로 소개됐고 92년에 다시 CD로 재 발매됐다.

수록곡으로는 코헨과 듀엣으로 불러주는 ‘잔 다르크(Joan of arc)’를 비롯해, 폴 오스터 마이어의 테너 섹스폰이 서두를 장식하는 ‘페이머스 블루 레인코트(Famous Blue Raincoat)’, 때묻지 않은 청순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애인트 노 큐어 포 러브(Ain't no cure for love)’, ‘버드 온 더 와이어(Bird on the wire)’는 오리지날 코헨의 목소리를 비롯해 다른 어떤 가수가 리바이벌 하더라도 최고의 자리는 넘볼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수식어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이 앨범 최고의 곡이다.

더 이상의 찬사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추천의 말들을 써보았지만 부족함이 남아있는 듯 하다. 백문이 불여일청 들어보시라. 지금껏 이 앨범을 접하지 못한 분들께는 눈물나게 감동 주는 음반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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