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가장·김성호씨 부자·최성권씨 참여

작열하는 태양! 흐르는 땀! 그리고 쏟아지는 폭을 뚫고 국토순례를 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문촌7사회복지관의 ‘밝은 내일을 여는 우리’,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인 김성호 씨 부자, 고봉산 아파치요새 최성권 씨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각각 12박 13일, 16박 17일, 14박 15일의 일정을 소화하고 고양시로 무사 귀환했다.

◆문촌7사회복지관

‘밝은 내일을 여는 우리’라는 주제로 7월 30일 임진각을 출발한 이들은 지역의 소년소녀가장 및 결손가정 자녀, 장애우 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자 마련된 행사다. 비록 임진각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630km의 구간을 완주하는 기쁨을 맛본 참가자는 23명 중 초등학생 2명과 중학생 1명뿐이었지만 모두가 보람을 느낀 국토종단이었다고 임을 모았다.

특히 자원봉사자로 나선 대학생들은 장애우 도우미로 따라 나섰지만 여행의 과정을 통해 장애우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국토순례 종착지인 해남 땅끝마을에서 8월 11일 해단식을 갖고 기념식수와 자전거 국토순례 기념비도 세우고 돌아왔다.

행사 진행을 맡았던 박동일 복지사는 “경제적·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참가자들이 극기와 자신감을 기를 수 있는 기회였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 되 좋았다”고 말했다.

◆김성호·김이도 부자

작년 여름 대관령에서 독립문 공원까지 걸어서 횡단한 경험이 이들 부자가 이번에 자전거로 국토종단을 하자고 계획을 세웠다.

7월 30일 고양시를 출발해 안산 등을 거쳐 지리산 노고단까지 자전거로 올라간 김성호 씨와 김이도(신일중) 군은 8월 15일 오후 4시경 고양시로 무사히 돌아왔다. 김성호 씨는 “이도와 한 약속이라 계획을 강행했다. 특별히 이번 여행을 통해 이도와의 벽이 무너진 것이 큰 수확이다. 이도는 아빠를 신뢰할 거고 어떤 일이 있든지 상의할 것이란 생각이든다”고 말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냐는 물음에 이도 군은 “물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달려온 길이 너무 멀었다. 마구 달려가는 자동차 때문에 자전거와 함께 넘어졌고 다쳤다. 그때 아빠가 여기서 돌아가자고 했다. 나는 대답도 못하고 울기만 했다. 여기서 그만두면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아빠의 간호 덕분에 나는 남은 일정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파치요새 최성권 씨

8월 1일 자동차를 끌고 추풍령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부터 거꾸로 걸어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처음에 동행했던 동료가 포기하고 일산으로 돌아갔다. 정말 홀로 국토종단이 된 것.

이때부터 최성권 씨는 외로움과 씨름하며 걷고 또 걸었다. ‘포기하지만 말자. 한시간에 1km를 가더라도 앞으로 나가자’를 반복해서 결심했다.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가져간 기타는 오히려 걷는 것을 더 힘들게 했다. 하지만 기타라도 없었으면 계곡에 발 담그고 노래 한 곡 부르는 낭만을 맛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위안을 삼았단다.

최 씨는 ‘형님, 버리는 게 있어야 얻는 게 있습니다’는 김성호 씨의 말을 여행 내내 생각했다. 힘들 때마다 ‘내가 또 꼬임에 빠진거야’를 외치면서….

하지만 최 씨는 약간의 노선을 조정해 8월 15일 6시경 고봉산 아파치요새에 도착했다. 14박 15일간의 ‘홀로국토종단’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온 것이다.

15일 밤 아파치요새에서 만난 김성호 씨와 최성권 씨는 서로의 여행 중에 있었던 무용담을 교환했으며 2002년의 여행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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