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고에 부지 기증했던 한익수 문중 고문

벽제지역은 청주 한씨가 5백여년 동안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온 곳. 지역의 발전과 함께 문중땅을 벽제고에 기증했던 한씨 문중의 한익수옹(73·문중 고문·사진)이 벽제고 외고 전환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한 옹은 31년 전 학교 설립자인 이지선씨가 지역에서 육영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한씨(종손 한상일) 문중에서는 학교부지로 기꺼이 3천여평을 학교측에 기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문중에서는 학교 운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안았다고. 그래서 83년 학교 이사장이 지금의 강신경 목사로 바뀐 사실도 몇 년 후에나 알게 됐다는 것. 또한 이지선씨가 학교를 넘기는 과정에서 문중에 한마디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도 벽제중·고등학교부지 내에는 문중땅이 2백여평이 남아 있어 현재는 매년 사용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특목고 전환 반대운동에 대해서는 “경기도에서 신설학교도 세우지 않고 벽제고를 없애는 것은 잘못이며 학부모들의 반대운동은 당연하지만 그러나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측에 대해서 한 옹은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특목고로 전환할 계획을 세웠다면 주민들에게 충분히 이해를 구하고 대책도 세웠어야 했다. 학교 설립당시의 목적은 지역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러한 목적이 희석됐다면 우리 문중에서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 고 말하고 또 “학교측에서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록 소수라고 해도 여론을 묵살하는 것은 안될 말”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 옹은 지역의 모든 관계자가 참석하는 공청회를 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학교나 교육청에서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대책위에서 먼저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마지막으로 한 옹은 “지역의 교육문제는 학부모들만의 운동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지역 전체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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