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청은 고양시 시영버스 제도를 2001년 10월 9일까지 운영하고 이후 이를 폐지한다고 한다. 시영버스 폐지 사유는 첫째, 적자 운영으로 인한 경영의 합리화 필요성 증대이고, 둘째, 시영버스 본래의 임무가 완성되었고, 셋째, 시영버스를 대체할 대안이 세워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고양시 시영버스 제도는 그 동안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켰다. 해마다 수익적인 측면에서 많은 적자를 발생시켰고, 시영버스의 인건비 등 기본적인 비용 외에 과다하게 지출되는 수리비 등의 운영비 문제, 차량운행과 관련된 차량배차와 운전기사의 친절도 및 난폭운전 문제 등 많은 민원들이 있는 제도였다. 이와 관련해서 고양시 의회 홈페이지(http://www.goyang.gyonggi.kr/)에서는 99년 말에 시영버스 폐지와 관련한 논쟁이 한참 진행되었던 경험도 있었다.

주 내용은 시영버스 운영상의 문제점들이었고,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불만이 너무 큰 나머지 시영버스제도를 폐지시키자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논쟁의 결과는 운영상 불합리한 점들을 개선하는 것이었고, 시영버스 목적(복지적 측면)에 부합하지 않는 중요 버스노선을 폐지하고 적자폭이 커지더라도 고양시 외곽지역에 버스노선을 신설하거나 확장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불과 2년도 안되어서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정책이 정책완전폐지로 돌아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가 ? 고양시민들은 혼란스럽다.

시영버스제도는 벌써 7년이 되었다. 이제 많은 고양시민들이 시영버스제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시영버스제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기대감은 시민들이 시영버스운영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늘 민감하게 민원제기를 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시영버스제도를 고양시 집행부가 폐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고양시 집행부는 시영버스폐지와 관련하여 고양시 의회 해당 상임위원회인 사회산업위원회와 이 정책 폐지의 의미에 대해 공식적으로 토론을 해본 경험이 없다. 그런데 집행부는 이미 폐지 결정을 한 것이다. 이 사실을 의회는 2001년 8월 16일 간담회에서 통보 받았다. 이러한 정책결정에 대해 의원들의 견해는 시영버스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고 폐지결정을 보류할 것을 권고했다. 그런데 더욱 의회를 당황하게 만든 것은 폐지결정과 관련해서 폐지 후 진행될 제반 사항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의회가 할 일은 무엇인가? 이미 결정된 일이므로 집행부의 결정에 동의해주고 협조해주면 되는 것인가?
의회와 집행부가 간담회를 진행하는 동안 사회산업위원회의 여러 의원들은 시영버스제도의 존속필요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첫째, 시영버스 제도의 본래 목적중의 하나인 복지적 측면 즉 시 외곽지역에 교통수단이 필요한 곳이 있다는 사실 둘째, 현재 고양시는 다중이용시설의 셔틀버스 운행 전면 중단과 관련해서 주민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노선의 존속필요성 및 이를 대체할 시영버스 운영의 필요성 등이 그것이다.

물론, 집행부는 집행부 나름대로 고양시를 위해서 심도있게 고민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과정이 빠진 채 결과만 고집한다면 정당성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결과가 나올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 그 잘못된 결과는 곧 고양시민의 생활환경에 영향을 끼쳐 시민을 불편하게 만들 것이고 곧 원성의 메아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 원성의 메아리는 민원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또한 거시적으로 보면 이 문제는 ‘풀뿌리’를 흔드는 문제인 것이다. 최근 고양시에서는 시영버스 문제 외에도 고양시 의회에서 전액 삭감한 예산을 고양시장이 의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임의대로 예산을 집행한 사실이 발견되어 문제가 되는 등 자꾸 근본적인 문제가 반복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하고 뿐만 아니라 이런 문제들을 자꾸 되풀이하지 않도록 지방자치제도의 의미에 대해서 각인해야 한다. 특히, 시영버스의 문제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방자치제도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의회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므로 지방자치제도의 주인인 주민들이 지방자치제도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늘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고양시의회 사회산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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