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시청직원 이해철씨

고양시청 환경보호과에서 근무하는 이해철(45)씨는 음식쓰레기 처리에 있어 생태계 원리를 응용, 9년 전부터 지렁이 화분을 통해 음식쓰레기를 처리해 왔다.

올해 초 서울.수도권지역 유기성 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이와같은 이씨의 생활의 지혜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지렁이를 이용한 환경보호는 이 부분에서의 원조격. <정토회 불교환경교육원>이 ‘지렁이 화분 가정 보급’ 활동을 시작한 2002년 말보다 훨씬 앞서는 것이다.

이씨는 오래전부터 지렁이 화분을 활용해 이제는 집에서 나오는 온 갖 종류의 음식물쓰레기를 전량 처리하고 있다. 이씨의 단독 주택에는 현관에 2개씩 포갠 화분이 6개, 옥상에 화분 2~3배 크기의 스티로폼 상자가 2개 있다.

이곳이 이 ‘고마운 지렁이’들의 보금터 인 것. “애완견 똥이나 고기종류도 시간이 걸릴 뿐 다 처리한다. 4~5일에 한 번 음식물 쓰레기를 묻으려고 보면 쓰레기는 모두 분변토로 바뀌어 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의 ‘지렁이 키우기’는 1997년 거실에 놓아 둔 스킨답서스 화분에서 우연히 지렁이 3~4마리를 발견하면서부터인데, 구청에서 쓰레기처리업무를 맡아오던 이씨는 하수·분뇨처리장 슬러지처리에 지렁이가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 화분에 쓰레기를 묻게 되었다고 말한다.

2002년 서울산업대에서 지렁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기까지 하였다. 다년간 지렁이를 키워오며 터득한 이씨만의 ‘지렁이 키우기’방법은 화분에 물이 고이거나 염분이 많은 음식물을 직접 투입하지 않는 것과 겨울철 화분을 얼지 않게 관리하는 것 등이다.

이런 몇가지 주의사항들만 잘 지켜준다면 어느 누구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이씨의 이같은 ‘괴짜 생활’이 알려지면서 이씨의 집은 견학장소로도 환영받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이씨외에도 꽤 많은 이들이 이런 생활의 지혜를 실천해가고 있다.

지렁이 키우기에 한창 재미를 붙인 고양시의 한 주부는 “ 지렁이로 처리하는 비율을 높이려 신경쓰다보니 저절로 음식물 쓰레기량이 줄었다. 설겆이에 있어서도 음식물 쓰레기를 고려, 세제량이 크게 주는 등 생활의 좋은 습관들이 늘어 기쁘다”고 말한다.

지렁이들은 매일 자기 몸무게 절반의 음식물 쓰레기를 먹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씨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의 선에서 더 발전해 실천에 옮기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며 희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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