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단청匠 임석환 화백

삼송동 작업실서 탱화 전념
뜻있는 후계자 드물어 걱정

탱화의 명장(名匠) 임석환(57)씨의 삼송동 작업실은 상당히 넓지만 단촐했다. 사방 벽면에 걸려 있는 대형의 탱화가 단조로움을 깨는 듯 화려하고 아름답다.

지난 2월 15일 문화재청으로부터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으로 인정받은 임화백은 일반인에게 친숙하지 않은 불화(佛畵)에 40여 년 동안 외길을 걸어온 대가답게 신념에 차있다.
“우리의 전통문화 보존과 전승의 기수로써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오직 이 길만을 천직이라 여기고 정진해왔다.

이제는 제자들을 훌륭하게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을 더 느끼고 있다”고 말하는 임화백은 “끝까지 배우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문하생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추천서를 받고 여러 차례 시연과 검증을 거쳐야 한다. 신청한 지 6년 만에 인정서를 받을 만큼 중요무형문화재가 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 그래서 임화백은 “불화 작업을 하려면 타고난 솜씨도 있어야 하지만 불교문화를 좋아하고 불심도 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탱화는 부처님의 설법이나 일대기 등을 도설화해서 사찰 벽면에 거는 그림을 말하고, 단청은 궁궐·사찰·제실 등에 전통의 오방색으로 그림이나 문양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임화백의 말에 따르면 단청이나 탱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습화를 해야 하는데, 습화란 숙련된 필력을 구사하기 위해 시왕초 및 천왕초를 몇 천 장씩 반복하여 연습하는 과정을 밟는다는 것.

탱화 한 작품을 완성하려면 종이배접과 밑그림 초와 천을 붙이고 채색하는 데까지 무려 50여 가지 공정이 들어갈 만큼 까다롭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임화백의 설명이다.
작품의 크기는 작게는 1m에서 큰 것은 10m가 넘는 것도 있다. 임화백은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 충주 석종사 대웅전 단청과 법왕사의 삼천불회상도, 그리고 80권에 달하는 봉녕사 대방광불화엄변상도 벽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임 화백의 고향은 충남 홍성. 힘들고 어려웠던 1967년에 상경하여 진관사에서 혜각 스님(중요무형문화재)을 은사로 단청에 입문했다. 아울러 단청에 종사하면서 그 솜씨를 인정받아 혜암 스님으로부터 탱화도 사사받았다. 삼송동에 화실을 옮긴 때는 5년전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작업하는 단청과 반대로 몸을 굽혀서 고정된 자세로 오래 작업하는 탱화는 그 자체가 고행이라고 밝힌 임화백은 “사람들이 내 불화를 보면서 감동을 받고, 감화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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