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운 건축사

조상 대대로 지켜 온 고양동에서
깊은 역사 아름다운 산천 누리며
평생 함께 살 사람들과 훈훈하게

올해 47세의 이해운 건축사는 참 깐깐한 사람이다. 조상 대대로 고양동에서 살아온 이 건축사의 깐깐함은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착에서 나온다.

그는 사람됨의 잣대를 ‘지역 사랑’에 둔다. 잠시 살다 갈 사람과 평생 살 사람을 깐깐하게 분간해 후자의 사람을 확실히 챙겨야 한단다. 그에게 1순위는 고양동이고 2순위는 고양시다.
“고양동은 구한말 까지 고양의 중심이었습니다.

고양군청이 가장 오래 있었던 지역이고 유일하게 조선시대 공립교육기관인 향교가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역사 깊고 산수 좋고 인심 좋은 고양동이 좋아서 이곳을 사랑하는 사람은 다 가족 같습니다.”

이해운 건축사가 고양동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큰 이유 중 하나를 덧붙이자면 그가 자랑스러워하는 선조들의 삶이 이곳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는 22대 할아버지인 태조대왕부터 세종대왕, 마지막 영친왕까지 그의 선조들의 행렬을 적은 쪽지를 자식들에게 보여줄 때가 가장 흐뭇하다고 한다. 조선조 왕조 직계 후손인 그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족보와 기록은 다름 아닌 조선조 왕족의 역사서이기도 하다.

국내 유일의 원본 왕실 기록물을 가보로 소유하고 있는 이 건축사는 “요즘 같은 시대에 밖으로 내세울 건 없지만 자식들에겐 선조에 대한 자랑을 한없이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이 건축사는 100년 가까이 된 고양초등학교의 60회 졸업생 이라고 한 가지 자랑을 더 한다.

깊은 역사, 그 한가운데 자신이 있다는 것을 몹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고양동을 위해서라면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자부한다. 마을회관 설계 등 지역 일이라면 좀 덜 벌어도 아낌없이 뛰어드는 이해운 건축사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이웃들에게 보탬이 될 때 더없이 흐뭇하다고 한다.

건축과 설계, 도시계획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온 동네사람들의 건축자문위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도 그에게 주어진 중요한 사명 중 하나다.

고양초등학교 동문회부터 고양동체육회, 고양청년회의소, 라이온스클럽, 바른실 등 봉사단체까지 이웃들과 함께 하는 모임이라면 열일을 제치고 챙기는 그는 자신처럼 지역에 뿌리 내리고 사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가장 든든하고 훈훈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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