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산 생태축’ 보존 위해 시민들 나섰다

“서울에 가서 30분만 있어도 숨이 막히는 것 같다.”

“고양시계에 진입하면 차창을 연다. 깨끗한 공기를 빨리 마시고 싶어서다.”

왜 고양시에 사느냐는 질문에 대한 한결 같은 대답이다. 또 어떤 이들은 “고양시가 서울 보다 덜 더운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서울과 고양시는 시 경계가 붙어 있고 도심까지 진입하는데 30분도 소요되지 않는데 서울에 대해서 느끼는 고양시의 차별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답은 명료하다. 고양시 녹질율이 39%로 서울의 32%보다 높기 때문이다.

경희대 박병권 교수는 “고양시는 아직까지 자연상태의 녹지를 많이 가지고 있고 또 논이라는 습지가 많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기 정화가 이뤄지며 ‘열섬현상’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고양시의 이런 좋은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고양시 중장기 개발 계획에 따르면 2003년 고양시 예상인구는 지금보다 15만명 늘어난 95만명에 이르게 된다. 15만명이라는 거대 인구의 수용을 위해 대규모 아파트 개발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지구들은 대부분이 자연경관녹지라는 사실이다. 일산2지구 택지개발계획이나 풍동택지개발계획도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계획대로 아파트 건립이 추진될 경우 고봉산은 ‘상구머리’를 한 것처럼 겨우 윗 부분만 남기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뿐만 아니다. 습지와 밤나무 숲도 사라지게 된다.

고양환경운동연합(상임의장 김성호)의 요청으로 지난 8월 10일 고봉산 생태조사를 하고 돌아간 환경운동연합 박태순 박사팀은 “습지형성은 산에서 출발하는 물길이 모여서 하천을 형성하게되는데, 고봉산의 습지는 큰 면적은 아니지만 산기슭→초지→습지→하천이 단계별로 발달해 있어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된다. 서울의 길동 생태공원은 인공생태공원인 반면 고봉산 습지 주변은 천연생태공원이 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전문가를 초빙해 생태공원 조성을 위한 디자인에 착수한다면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련의 과정을 지겨 보던 시민과 시민단체들을 일산2지구 및 풍동택지개발에 대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양녹색소비자연대, 고양환경운동연합, 시민자치를 위한 젊은 일꾼, 푸른 고봉산 가꾸는 사람들, 한국어린이식물연구회는 난개발로 자연녹지가 훼손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뜻을 모았다.

이들 시민단체는 오는 8월 30일 고봉산 등반대회를 열기로 했다. 고봉산 정상에서 ‘일산2지구 택지개발 및 풍동택지개발 계획에 대한 전면 재수정을 요구’하는 성명서도 발표할 예정이다.

푸른 고봉산 모임의 고혜수 회장은 “우리는 단순히 일산2지구나 풍동개발계획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로 말미암아 고양시의 재산인 자연녹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반대 투쟁을 벌여나가겠다. 고봉산 생태축 보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양시의 녹지는 황룡산-고봉산-견달산-풍동숲-정발산-호수공원-한강으로 연결되는 녹색띠를 갖추고 있다. 이 생택축을 지켜진다면 고양시는 천혜의 자연생태공원을 갖는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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