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의 녹지환경디자인을 수립하자

일산구의 녹지비율은 24%로 5대 신도시 중 가장 녹지 양이 많고 질적인 측면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고양시 녹지율은 39%로 서울의 32%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산신도시를 끼고 있는 주요산은 고봉산(해발 208.8m), 황룡산(해발 134.5m), 견달산 등이며 시가지 중앙에 정발산(해발 70m)이 위치해 있다.

그러나 산림은 고유 토착수종이 부족하고 외래 수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해 자연녹지와 자연자원이 훼손될 위험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일산의 자연성을 살리고 아름다운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택지 개발을 억제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산이 가진 자연, 문화, 역사, 환경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해 지역 정체성을 살리는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고봉산-황룡산-견달산을 연결하는 녹색띠 잇기

일산의 주요 녹지는 일산 외곽의 산림과 철로변의 완충녹지, 정발산공원, 호수공원, 신시가지 외곽도로의 경관녹지대, 보행자도로의 녹지대, 학교, 자연하천, 구시가지 농지, 한강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일산 신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림이 택지개발, 주택건설, 도로건설 등의 각종 개발위기에 놓여있다. 일산 시가지의 자연녹지는 정발산 뿐이므로 주변에 위치한 고봉산, 황룡산, 견달산 등의 산림 자원을 철저하게 보전해야 한다. 특히 고봉산은 역사와 문화가 상존하는 일산의 명산이므로 도시계획 지역으로 지정한다. 더 이상의 개발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여 어린이들의 생태학습장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우선 생태적으로 안정되고 주민들에게 친숙한 녹지가 되기 위해 자연에 가깝거나 자연스러운 숲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으며 각종 야생동물 특히 조류나 다람쥐의 이동, 서식, 휴식, 먹이 등을 고려하여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일산은 남측에 대화동, 주엽동, 마두동, 백석동 등의 아파트 및 고급 주택가 지역과 북측에 성석동, 문봉동, 사리현동 등 전원 농촌이 상존하는 이중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서남쪽으로 한강이 중심에 흐르고 있어 이 녹지띠를 자연 그대로 연결할 수 있다면 전통이 살아있는 전원도시, 환경도시 일산의 면모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주민이 참여하는 녹지띠 보전 운동

녹지를 가꾸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 관 주도적인 사업 진행이 아니라 주민이나 지역의 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참가하고 유지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산구의 녹지관리는 구청과 공원관리소가 분담하고 있다. 주요 녹지요소인 정발산, 호수공원, 근린공원은 공원관리사업소가 담당하고 있으며 단지내 보행자도로의 녹지, 신도시내 도로변 녹지와 가로수, 쌈지공원 경관녹지는 구청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적인 인력부족으로 관리상의 어려움이 따르고 있어 비료주기나 갈수기에 물 공급 배수를 위한 정비, 가지치기 등 가로수 관리가 인원의 절대부족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철로변 완충녹지의 수목과 가로수가 많이 고사하고 있다. 이것은 기초토양 조성 공사 때 건축폐기물이 매설되거나 배수가 불량한 진흙 성분이 많은 토양이나 영양성분이 전혀 없는 토양으로 시공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리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현재의 녹지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 행정, 시민단체,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의 공통된 지역 환경 인식이 필요하다. 행정은 녹지환경정보를 수집·제공하여 주민들에게 제시해주고 시민단체의 녹지보존 운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시민단체는 다람쥐, 개구리, 반딧불이 등의 지표종을 이용한 녹지축 연계의 점검, 어린이와 함께 하는 일산의 생태지도 그리기 사업, 학교 정원 가꾸기, 가로수 가꾸기, 1인 1그루 나무심기, 인공림 간벌, 외래식물 정리 및 자생 식물 심기, 등산로 정비 운동 등을 통해 다양한 시민참여 방안 및 정책대안을 꾸준히 제안할 필요가 있다.

◆환경도시를 위한 녹색계획 수립

고양시의 조경 조례가 있지만 녹지 및 조경수의 관리적 측면에만 국한되어 있다. 따라서 녹지의 통합관리, 주민 참여 활성화를 내용으로 하는 ‘녹지환경보전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 이 조례를 제정할 경우 전국 최초로 기초경관계획과 역사문화보전에 대한 기준을 가지게 될 것이다.

또한 지역의 역사문화와 녹지체계와 연관을 중심으로 지역 녹지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주민, 행정, 전문가, 시민단체 및 기업이 참여하여 녹지환경계획을 수립하고 각 단위에서 녹지를 가꿀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매년 녹지환경 지표를 설정해 지역환경이 관리되도록 유도한다면 더욱더 매력적인 환경도시 일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미영·고양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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