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양시의 인사를 지켜보면 시대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각 자치단체들이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공무원조직도 기업조직처럼 변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느슨하고 안전한 조직이 주는 비효율성을 지난 수 십 년간 체험해오면서 공무원 조직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곳도 점차 늘고 있다.

고양시는 퇴직 공무원들에겐 천국 같은 곳이다. 퇴임 후까지 챙겨주는 것이 고양시 공무원 조직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문화명소를 설계하면서 전혀 비전문가인 퇴임 공무원을 실무 책임자로 선임하고 인구 100만명이 찾아오는 국내 최대의 화훼 축제로 자리잡고 있는 꽃박람회 조직 수장에 역시 퇴임을 앞둔 공무원을 임명하는 처사는 누가 보더라도 잘못된 인사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고양시 인사를 책임지고 있는 강현석 시장은 어쩌면 만사를 그르치고 있지는 않나 곰곰이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한평생 공직 생활을 한 고위공무원에 대해 연민이나 인정을 베풀고 싶은 마음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고양시 전체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자제해야 할 사적인 감정이다.

고양시에는 기업 경영마인드를 가진 단체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성품을 가졌다하더라도 단호한 결단과 냉철한 판단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모두의 이익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 특히 인사문제에 있어서는 고양시를 경영하는 경영자의 입장에 깐깐하게 서 있어야 한다. 강 시장의 강점은 관료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자치단체장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겸양의 미덕을 가지고 있고 문화적 마인드도 갖추고 있다. 다 완벽할 순 없지만 고양 전체를 위해 인사만큼은 냉철한 이성을 기준으로 판단했으면 한다. 이왕이면 성품 좋은 시장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고양이 이제 세계적인 국제물류도시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동양 최대의 국제전시장을 지향하는 킨텍스 개장이 다음 달이고 국내 관광문화의 명소가 될 한류우드도 조성된다고 한다.

세계의 인재들과 어깨를 겨누어야 할 고양의 리더들이 인구 13만 명의 고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아무리 훌륭한 시설이 들어선다고 해도 ‘그림의 떡’으로 전락할 것이다. 고양시 공무원의 입장이 아니라 고양시의 백년대계의 입장에서 사람을 키워야 할 것이다.

<이미정(일산4동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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