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동서 토속음식점 경영하는 이현균·이정숙 부부

“산이 너무 좋아요” 산에 대한 이야기를 끝없이 꺼내놓는 이현균(54), 이정숙(52)씨 내외. 대자동에서 토속음식점을 운영하는 이 부부는 그야말로 ‘산 사람들’이다. 산 이야기를 꺼내놓는 내내 부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20년 동안 1000회 정도 산을 탄 남편을 가리켜 부인은 ‘산에 중독 된 사람’이라고 말한다. 등반 길에 나서면 1000m가 넘지 않는 산을 두세 번을 오르내리는 것은 기본이고, 엄지발가락이 부러졌는데도 하루 만에 기부스를 풀고 산을 탔을 정도란다.

몇 해 전 설악산의 울산바위 등반대회 때는 정상에서 도장을 찍어주기 위해 먼저 떠난 사람보다 앞서 도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산악회의 등반대장인 그는 대원들에게 “발자국도 조심스럽게 남겨라”고 전한다. 산에선 개미 한마리라도 해를 주지 않도록 당부한다.   

가게를 운영하던 부인 이정숙씨는 장사 스트레스로 병을 얻자 40세에 장사를 처분하고 남편과 함께 산을 다니기 시작했다. 이씨는 산을 평지처럼 오르는 남편을 따라다니다 보니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머지않아 아프던 몸도 낫고 이제는 산악 마라톤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대회에 나가 두 번 낙상을 입은 그녀는 그때부터 매일 앞산을 3시간 정도 뛰며 산에서 뛰는 연습을 했다. 그래서 ‘95 설악산 국제마라톤 대회’에 나가 여자부 1등을 하기도 했다.

이제 이씨 부부는 등산 차원을 벗어나 산을 뛰어오르는 산악 마라톤에 푹 빠졌다. 두 사람은 “산마다 지형, 산세가 다 달라 육상 마라톤 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입을 맞춘다.

한 때는 등산에 빠진 남편을 내심 못마땅케 여겼던 부인이지만 자신의 건강을 회복시켜준 남편이 고맙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남편은 음식점일로 운동을 2년 동안 하지 못한 아내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등산은 이씨 내외에게 부부애를 일깨워 주는 귀중한 매개체였다.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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