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하철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무가지 신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서울에 있는 회사에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조간신문을 볼 수 없는 나같은 직장인들에게는 출근길에 유용한 정보와 재밌는 기사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지하철에서 무작정 배포하는 무가지 신문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사람들은 신문을 한번 보고 버리기 마련이고 나역시 그러하다. 그러기에 신문을 다 읽으면 지하철 선반위에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접어서 놓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요즘 신문들이 무질서하게 버려져 지하철 곳곳을 더럽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다 읽은 신문을 쓰레기통에 아무렇게나 팽개치는 것은 물론이고 승강장에 그래로 놓아두고가 지하철이 올 때 불어오는 바람에 신문들이 여기저기 날리며 통로를 어지럽히게 한다.

가끔 신문지들이 선로에 떨어지거나 행인을 덮쳐 어떤 사고라도 일어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또한 읽고 난 신문을 아무렇게나 접어 뒷사람이 읽기 힘들게 하거나 심지어 엉덩이에 깔고 있거나 아무곳에나 던져두는 사람들을 본다.

예전에는 스포츠 신문 하나로 몇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돌아가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 역시 지하철을 타면 선반 위부터 확인하고 신문이 있으면 심심치 않은 출근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무가지 신문이 판을 치면서 예전에 느꼈던 사람간의 말없는 정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신문이 한낱 쓰레기가 돼버리는 것 같다.

또하나 신경이 거슬리는 것은 지하철에서 신문을 수거해 가는 사람들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들이 ‘지하철 환경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구나’ 라며 은근히 고맙게 느끼면서도 수거된 신문이 어떻게 쓰이는지 굼금한 점도 있어서 수거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대답이 쓰레기 수거가 아니라 폐지를 팔아 돈을 벌기 위해 신문을 수거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무가지를 가져갈 권리가 있느냐’고 묻자 그 사람은 대뜸 화를 내며 “주워가는 사람이 임자지 주인이 따로 있냐”라며 큰소리를 내는 것이 아닌가.

무료신문은  비록 돈을 주고 사서 보는 신문에 비해 질은 떨어질지 몰라도 지루한 출퇴근시간에 시간때우기용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의 무례한 행동 때문에 유용하게 읽히는 무가지가 우리사회의 또 하나의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박이수(주엽동 거주 회사원)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