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불교사암연합회장 도명스님

“부처님 생전에 가난한 여인 난타가 머리카락을 짤라 판 돈으로 마련한 기름등이 밤새 바람에도 꺼지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정성으로 마련한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며 내생에 그 여인이 성불할 것임을 수기하셨습니다”라며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을 공양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도명스님(고양시 불교사암연합회 회장, 덕양사)은 불교 일화를 통해 전해준다.

또 스님이 예전에 청도 영천사에 계실 때 겪었던 일화를 들려준다. 부처님 오신 날 등을 단 동네 노파가 비가 오는 바람에 등을 옮기다 그만 등이 반쯤 타버렸다. 40대 아들이 아직 손자를 낳지 못한 안타까움에 등마저 불에 타자 노파는 몹시 마음 상했지만 정성이 중요하다는 도명스님의 말을 듣고 밤새 등불을 지켰다. 그 이듬해 부처님 오신 날에 노파는 손자 이름이 적힌 연등을 자랑스럽게 달더라며 정성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스님은 강조한다. 그래서 참선도 어지러운 그 마음을 먼저 다스리려는 것이고, 염불도 정성껏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스님은 1982년에 고양에 터전을 잡았다. 당시 능곡에는 사찰이 하나 없었고 불자들은 서울 사찰로 다니고 있는 등 불심이 깊지 않아 이곳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포교를 시작했다. 이제는 덕양사 신도들이 불교행사에는 항상 앞장서는 등 능곡지역의 중심사찰로 불심을 가꾸고 있다.
올해로 법랍(출가나이) 50년에 세속나이로도 70이 훨씬 넘은 도명스님은 아직도 상좌 한명 두지 않고 손수 밥과 빨래를 하며 검소하게 생활한다. 스님은 “승려는 신도들의 심부름꾼으로 일할 뿐, 절은 신도들의 것입니다. 그래서 신도들이 절에 오면 스스로 밥지어 먹고, 스스로 청소하도록 합니다”라며 공양주 하나 없이 꾸려가는 덕양사의 독특한 절살림살이를 들려준다.

“사람이 살면서 욕심만 버리면 마음이 편한데, 사람들이 만족할 줄 몰라 괴로움을 스스로 만들어요. 살기가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욕심을 내고 엉뚱한 것을 바라니까 힘든 거죠”라고 하는 말씀에 일면 수긍은 가지만 세속에서 그렇게 살 수는 없지 않겠냐는 의심이 드는 것으로 보아 역시 스님은 스님이시다.

“부처님 오신 날 우리 시민들이 부처님께 정성을 바치면 그 공덕은 반드시 돌아옵니다. 다만 무엇을 이뤄달라고 바라는 공양을 올리면 공덕이 없고, 바라는 바 없이 정성만 담은 연등은 눈에 보이지 않은 공덕으로 돌아옵니다”라는 말씀으로 무주상 보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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