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김없이 뛰노는 학교, 아끼는 이들도 많아

90만 인구의 대도시에 14명의 학생이 다니는 작은 분교가 일산구에 있다고 하면 장항1동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백마초등학교 장항분교(분교장 추영애)는 23년의 역사를 가진 장항1동의 유일한 학교이다.

이 학교에는 현재 1학년 4명, 2학년 4명, 3학년 6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추영애, 이정섭 2명의 교사와 교직원 1명이 근무하고 있는 작은 학교이다. 1998년에는 80여명의 학생들이 이곳을 다녔으나 지금은 주변 공장들이 문을 닫은 곳이 많아서인지 덩달아 학생수가 작년보다 또 줄었다.

이 작은 학교는 학생수는 작지만 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다. 컴퓨터와 에어컨, 수세식 화장실과 학교급식 그리고 학급 도서도 풍부하게 갖추고 있으며 아이들의 학습 준비물까지 선생님들이 챙겨준다. 운동장을 삥 두르고 있는 아름드리 나무가 정취를 돋우고 교사 뒤편에는 자그마한 텃밭이 있어 상치랑 콩이랑 아이들이 심은 각종 야채가 자라고 있으며, 교사 옥상에는 골프연습장까지 만들어져 있다. 자원봉사로 골프를 지도해 줄 수 있는 강사가 아직 없어 안타깝다고 추 교사는 말한다.

아이들이 상도 많이 받는다. 과학의 달 표어 포스터상, 나의 꿈상, 장애인의 날 편지쓰기 상…… 학생수가 적다보니 발표기회도 많아 아이들은 자기 소견을 또렷이 설명하고, 학생 한명 한명에게 쏟는 선생님의 관심과 배려도 큰 학급과는 다르다. “작은 학교의 장점은 인성교육에 치중할 수 있고, 아이의 수준에 맞춘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졈이라고 추영애 교사는 말한다. 그러나 단점은 있다. “예체능 교육이 어렵고 다양한 또래 아이들과의 교류 경험이 부족하다”고 이정섭 교사는 말한다.

작은 학교여서 학부모와 학교간의 유대도 각별하다. 작년 가을,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학교에서 1박을 하며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그때가 너무 좋아 올해는 언제 하느냐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벌써 기대에 차 있다고 추교사는 말한다.

또 작은 학교를 아끼는 사람들이 장항분교를 위해 나서고 있다. 도자기(한상례) 풍물(강미숙) 서예(김현숙) 미술(진경자)강좌를 이 작은 학교를 위해 멀리서 자원봉사교사들이 와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근처에 학원 하나 없는 이 동네에서 아이들은 종일 학교에서 뛰어놀며 어두워져야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

이렇게 맘껏 뛰어놀며 자라는 교육을 선호해 탄현동에서 일부러 이 학교로 아이들 보내는 부모도 있다. 작은 학교를 아끼는 이들은 학생수가 지금보다 많아져서 현재의 1, 2학년 통합수업이 빨리 분리되기를 바라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예산이 학생수에 비해 많이 든다고 달가워하지 않지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처럼 장항분교는 계속 남아 소중한 미래의 꽃을 가꾸는 비옥한 옥토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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