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장창무씨

날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황홀하게 한강 하구 위로 펼쳐지는 노을. 어부 장창무(45)씨가 그 노을빛에 묻혀 실뱀장어를 낚아 올린다. 올해는 어획고가 많이 줄어들어 바늘만한 뱀장어가 마리 당 1천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조업허가를 받은 지 20여 년째, 김포대교 밑 수중보로부터 이산포에 이르는 지역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지내는 장씨는 장항1동에서 유일한 어부이다. 그래서 시장이 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특별히 초대받기도 했다. 시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그는 한가지 청을 드렸다고 한다. 자갈골재퇴적장을 10여 년 동안이나 방치해두어서 그 밑 부분에는 갯벌이 생겨 물이 김포 쪽으로만 흐른다고 했다. 그래서 고양 쪽으로는 환경문제가 생겨나고, 자신은 본의 아니게 남의 영역에서 조업하는 처지가 되었다며 이를 시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강 일원에서 허가를 받고 조업활동을 하고 있는 어부는 모두 50여 명이고, 그 중에서 행주에서 장항구간에는 장씨를 포함해 33명이 활동하고 있다. 주로 한 배에 2명씩, 동력을 구축한 배 두 척이 한 팀이 되어서 조업을 한다. 과거 한 때는 한번 출어해서 1억 원을 번적도 있다고 했다. 봄에는 주로 실뱀장어를, 여름에는 뱀장어를, 가을에는 참게를 잡는다.
예전에는 한강하구에 살고 있던 고기들이 80여 종이었으나, 7·80년대에 거의 없어졌다가 요즘에 다시 쏘가리 메기 황복 웅어 등 비교적 깨끗한 물에 사는 고기들을 포함해 60여 종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우리의 땅이고 우리의 강이거늘, 자유로를 달리면서 우리는 초병의 눈길을 피해 힐끔힐끔 쳐다보기만 했던 그곳에서 장씨는 자유롭게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단절과 소통이 공존하기 위해 얼마나 요동을 쳤기에 저 노을이 저토록 아름다울까. / 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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