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당굿과 밤가시 초가 유명

일산에 신도시의 상징처럼 생각되는 고층아파트가 없는 동네가 있다. 신도시 한가운데에 자리한 정발산동(구 일산4동)은 단독주택과 다세대 및 빌라로 이뤄진 아담하고 조용한 동네이다. 동네와 맞붙어 있는 정발산은 뒷동산과 같아 주민들이 시간만 나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동네의 보물과 같은 존재다.

원래 일산4동으로 불렸던 이곳은 일산구 분구와 함께 일산 3개동이 서구로 옮기고 이곳은 지난 16일 동이름을 바꿔 정발산동으로 새로이 출발하였다. 동이름을 바꾸는 과정에서 율동 저동 밤가시 등 여러 이름이 후보에 올랐으나 주민들이 모두 찬성한 것은 정발산동이었다.

그러나 정발산이 행정구역상 마두1동에 속하고, 이 산이 일산주민 모두의 것이라는 타 동의 여론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하철이 백석-마두-정발산-주엽-대화역으로 이어지듯이 정발산역이 있는 이곳이 이 이름을 가진 것을 주민들은 매우 만족스러워 한다.

정발산은 일산신도시의 한가운데에 있는 해발 86m의 낮은 구릉형 산지이다. 정발산 이름의 유래는 특별한 산봉우리가 없이 솥과 같이 민둥한 모습이고,  산 아래쪽은 밥주발과 같이 넓적한 모습에서 솥 '정(鼎)'자와 바리때 '발(鉢)'자를 얻었다.

산 이름이 사람을 먹여살리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이 산은 고양의 풍요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김대중 대통령과 강현석 시장이 이 동네에 살면서 선거에서 당선된 바 있다. 정발산동은 양지마을 편에서는 산에서 해뜨는 광경을 볼 수 있고, 마두도서관 맞은편에서는 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독특한 면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2년마다 정발산에는 유명한 도당굿이 열린다. 고양의 민속 중의 하나인 정발산 도당굿은 옛 마두리와 장항리 등의 6개 자연촌락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해 왔고 신도시 개발 이후에도 이어져오고 있다.
저동고교 맞은편 산자락이 끝나는 곳 에는 밤가시초가가 있다.

이 집은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보존된 유일한 초가집으로 조선후기 중부지방의 전통 농촌주택의 구조를 그대로 볼 수 있다. 약 150년 전의 건축물로 추정되는 이 초가는 가옥의 주요 목재를 모두 밤나무 재목으로 쓴 것이 특징이다. 가장 특이한 것은 밤나무 기둥으로 받쳐진 초가지붕이 또아리 형태로 뚫려 있다는 것. 또아리 지붕 동그란 구멍으로 내리는 햇살이 더욱 따스하다.

태풍의 중심이 고요하듯이 큰 인물들을 배출하는 정발산동은 역동하는 신도시 변화의 중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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