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병-이기헌 vs 김종혁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후보와 국민의힘 김종혁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후보와 국민의힘 김종혁 후보.

[고양신문] 고양시병 선거구는 12년 동안 민주당이 수성했던 곳이다. 4년 전 총선 결과를 따져도 고양병 선거구는 민주당의 우위를 예상해볼 수 있는 곳이다. 4년 전 총선에서 고양병 선거구에서는 54.26%를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후보가 44.92%를 확보한 미래통합당 김영환 후보에 9.34%p 더 확보해 당선됐다. 장항동과 마두동은 중심 상권, 정발산동은 전형적인 부촌, 고봉동은 도농복합지역이라 보수세가 센 편이라서 고양시병 지역은 ‘고양시에서 가장 보수적인 곳’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선거결과를 놓고 보면 이 말이 무색할 정도다.  

선거구 획정이 완료됨으로써 미칠 여파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4년 전 총선에서 고양을 지역구였던 백석1·2동은 이번 총선에서는 고양병 지역구로 편입됐다. 백석1·2동은 민주당 표심이 다소 우위에 있던 지역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현재 국민의힘 당 조직부총장을 맡은 김종혁 후보도 보수층 내에서 ‘이번만큼은 한번 해볼 만하다’고 여길 정도로 중량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들이 12년 동안 장기 수성한 것에 대한 반감 여론을 부각하고 보수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힘을 모았다. 특히 지난해 4월 태영호 의원, 6월 윤희숙 전 의원, 7월 김미애 의원, 10월 조정훈 의원 등 지명도 있는 인사들을 불러 초청강연을 펼치며 세몰이를 계속해왔다. 또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라페스타를 방문했을 때 시민대표의 의견을 모으고 간담회를 주재하는 등 고양지역 국민의힘 정치인의 ‘대표’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TV 조선 '강적들' 등 여러 방송사의 시사패널로 활동한 것도 김 후보의 인지도를 높였다. 

김 후보는 지난 1월 출마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찍었지만 뭐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민주당의 싹쓸이로 인해 무너져 버렸다면, 고양병 유권자들은 이제 선수를 교체할 때”라고 호소했다. 

일찌감치 고양시병 국민의힘 후보로 낙점된 김종혁 후보와는 달리 이기헌 후보는 힘겹게 본선에 진출했다. 3인 경선에 진출한 데 이어 결선투표에서 현역인 홍정민 의원까지 누르는 저력을 발휘해 득표 확보에 탄력이 붙은 상태다. 더구나 홍정민 국회의원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수락하고 정범구 전 독일대사, 이상성 전 도의원, 김서현 전 시의원 등 고양병 지역의 민주당 쪽의 인사들이 하나둘 규합하고 있다. 캠프에 가세한 이들로부터 청와대 경험을 포함해 국회, 정당, 행정부처에서 28년간 실무자로 일하면서 두루두루 경험을 한 경력에 대한 신뢰를 이 후보는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에 근무한 경력이 있던 3명(이기헌·김재준·정진경)의 후보 중에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한 후보이기도 하다.

김종혁 후보가 반민주 정서에 기반해 표몰이를 하고 있다면 이기헌 후보는 현정부에 대한 반감을 지렛대 삼고 있다. 이기헌 후보는 지난 1월 출마기자회견에서 “현정부에 의한 피해자 중에는 지난 정부에 참여했던 저와 동료들도 포함된다. 37년 전 정치군인과 맞서 싸우던 스무살 이기헌으로 돌아 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후보와 국민의힘 김종혁 후보 간 양자 대결이라는 구도 속에 표심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개발 이슈를 빼놓을 수 없다. 고양시병 지역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집값, 교통, 인프라 등 다른 1기 신도시와의 격차를 해소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지역 개발과 부동산 정책에 매우 많은 영향을 받는 지역구다. 지역에는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등 개발이 정체된 것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기헌 후보는 동서 방향의 철도망을 남북의 버스·트램 체계로 연결시키고,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인천2호선의 중산동 연장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비해 김종혁 후보는 메가시티 서울에 대한 찬성 입장을 줄곧 강조해왔다. 메가시티 서울로의 재편을 통해 고양시의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광역교통망을 연결시킴 으로써 서울과 고양시 모두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