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하천 모니터링 보고서④ (사)에코코리아 ‘공릉천’

생물학자 전문성과 시민과학자 열정 만나 
23년째 생태관찰·교육, 환경보전 활동 펼쳐
공릉천·창릉천·장항습지… 구석구석 모니터링

500종 생물종 품고 있는 생태보고 공릉천 
수달 흔적, 한국고유종 발견 “반갑고 기뻐” 
아쿠아스튜디오 앞 전망대, 으뜸 풍광 선사
 

공릉천 생태모니터링을 진행중인 에코코리아 회원들. [사진=에코코리아]
공릉천 생태모니터링을 진행중인 에코코리아 회원들. [사진=에코코리아]

[인터뷰] 이명혜 (사)에코코리아 부설 생태교육센터 대표

❚에코코리아를 소개해주세요.

(사)에코코리아(Education Conservation Observation)는 생태와 생물다양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비영리민간단체로서 현재 정회원 83명, 준회원 186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생태과학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생태교육과 생태보전, 생태관찰과 모니터링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998년 7월 한국어린이식물연구회로 발족해 2002년 환경부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했으며 2006년에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했고, 2011년 사단법인 에코코리아로 법인명칭을 변경했습니다. 단체 초기 생태교육을 받았던 아이들이 성인으로 자라남에 따라 단체도 함께 성장해 이름을 바꾼 셈이지요.

부설기관으로는 PGA생태연구소, 생태교육센터가 있으며 회원모임으로 한강하구시민생태모니터링단, 생태스케치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풍요로운 자연 생태계가 살아있는 공릉천 상류. [사진=에코코리아]
풍요로운 자연 생태계가 살아있는 공릉천 상류. [사진=에코코리아]

❚공릉천은 어떤 생태적 가치를 갖고 있나요. 

에코코리아가 모니터링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릉천 상류구간은 생태적 경관이 뛰어나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구역으로 어류와 담수무척추동물의 중요한 서식처입니다. 

에코코리아는 이 지역에서 2000년부터 시민모니터링을 지속해왔으며 주요지표종으로 참다슬기, 참종개, 묵납자루, 둑중개를 선정해 하천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고양시민 인식증진 사업의 일환으로 공릉천 자연생태학교를 운영했어요. 

2017년부터 고양하천네트워크의 지원을 받아 외곽순환도로 건설 이후의 하천변화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공릉천 상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2018년은 정기조사를 하였고, 2019년부터 2021년은 계절조사로 변경하여 꾸준히 살펴보고 있답니다. 아울러 매해 모니터링 결과를 자료집으로 제작하고 있구요.

두줄 제비나비 애벌레. [사진=에코코리아]
두줄 제비나비 애벌레. [사진=에코코리아]

2017~2018년의 정기 모니터링을 통해 총 224과 501종의 생물상을 확인했으며, 분류군별로 살펴보면 식물 53과 168종, 육상곤충 84과 163종, 조류 27과 54종, 담수무척추동물 38과 68종, 어류 8과 28종 등을 기록했습니다.

이중 법정보호종인 생물을 소개하면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인 수달,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수리부엉이, 흰목물떼새, 삵의 서식을 확인했고, 천연기념물인 참매(323-1호), 독수리(243-1호), 수리부엉이(제324호), 원앙(제327호), 황조롱이(323-8호)를 기록했지요. 

백할미새. [사진=에코코리아]
백할미새. [사진=에코코리아]

❚희귀한 생물종들도 만나셨다면서요.

공릉천에서 수달 흔적의 발견은 매우 의미있는 결과로서 공릉천~북한산 생태축의 건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됩니다. 이 구간의 어류는 하천 상류의 비교적 맑은 물에 서식하는 종들로 하천의 수생태의 건강성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되는 종이지요. 이 중 한국에만 서식하는 한국고유종이 참종개, 각시붕어를 비롯하여 4종이 관찰됐습니다. 

그리고, 조개에 산란하는 큰납지리, 각시붕어, 흰줄납줄개의 서식도 관찰됐구요. 이는 바닥에 모래가 쌓이고 안정화되면서 펄조개, 말조개, 재첩의 개체수가 증가한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들 어류는 조개에 산란하는 독특한 생태를 갖고 있기에 하천바닥이 안정화되어 조개가 늘어나자, 사라졌던 큰납지리, 각시붕어, 흰줄납줄개가 돌아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묵납자루. [사진=에코코리아]
묵납자루. [사진=에코코리아]

외곽순환도로 건설 이전에 이곳에 서식하던 묵납자루와 둑중개는 지금은 찾아볼 수 없기에 우리가 찾아야 할 과제예요.

수리부엉이가 새끼를 키우던 절벽은 몇 년 전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무너져 번식하는 모습을 다시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치수를 목적으로 한 버드나무 숲의 벌목, 불법 어로행위, 무단 쓰레기 투기 등은 이곳을 찾는 흰목물떼새, 할미새, 참매 등의 서식을 위협하는 요소구요. 치수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하천생태계에 대한 인식이 필요한 지점이라 생각됩니다.

공릉천에서 진행한 하천생태교실. [사진=에코코리아]
공릉천에서 진행한 하천생태교실. [사진=에코코리아]

❚모니터링 못잖게 교육활동도 열심이신데.

공릉천에서는 여름에 하천생태교실을 열어 어린이와 성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지요. 하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로 하천생태교실을 진행하지 못해 매우 아쉽습니다.
창릉천모니터링은 도래울마을 구간에서 하고 있는데, 모니터링 자료를 토대로 지역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하천생태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창릉천지킴이단을 결성해 마을하천의 중요성을 알리고 하천보전활동을 펼치기도 했구요. 

에코코리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생물학자와 시민과학자가 함께 하는 단체라는 점입니다. 덕분에 모니터링의 설계부터 평가까지 전문가 수준의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구요.

모니터링을 맡고 있는 생태교육센터의 생태안내자들은 분류군별 준전문가로서 비슷비슷한 종을 세밀히 관찰해 종을 구분해내지요. 겸손의 미덕까지 갖춘 구성원들로 최고의 팀워크를 자부합니다. 생태·환경분야 교육에서도 우리가 무엇을 지향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신념을 토대로 철학이 있는 생태·환경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창릉천에서 진행한 하천생태학교. [사진=에코코리아]
창릉천에서 진행한 하천생태학교. [사진=에코코리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계시네요.

그렇답니다. 고양하천네트워크와 연계한 공릉천과 창릉천 하천생태 모니터링 외에도 고양시의 주요 생태공간의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장항습지모니터링을 2003년 3월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양서류의 주요 산란처인 개명산, 배다골, 영주산 습지, 삼송동 습지 등 습지 모니터링과 생태다리의 역할과 마을숲의 생태성을 확인하는 도래울마을 생태모니터링도 지속하고 있답니다.

또한 생태관광사업으로 행주역사공원 내에 버들장어전시관을 운영하며 한강과 장항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으며, 한강수변과 행주산성역사공원부터 대덕생태공원을 잇는 구간의 생태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해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어요.  

창릉천지킴이단 활동. [사진=에코코리아]
창릉천지킴이단 활동. [사진=에코코리아]

❚잊지 못할 순간이 있었다면.

2017년 공릉천에서 수달의 흔적을 발견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수달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하고 마을주민들의 제보를 받으며 공릉천 상류구간을 헤매고 다녔지요. 수달의 흔적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바지장화를 입고 물가를 걸어다니다 기운이 빠져서 무릎을 꿇고 엎어졌던 일이 지금은 소중한 추억이 되었네요.

어류 조사를 하다가 큰납지리와 각시붕어를 만나 환호했던 때, 절벽에서 수리부엉이가 둥지를 튼 모습을 발견했을 때, 물가에서 흰목물떼새가 걸어 다니던 모습을 관찰하던 때, 맑게 흐르는 공릉천 한가운데서 강을 바라보던 때, 돌아보면 모든 순간이 자연의 경이로움에 숨 막히는 순간이었네요. 

흰목물떼새. [사진=에코코리아]
흰목물떼새. [사진=에코코리아]

❚공릉천 명소, 어디를 찾아가면 좋을까요.

고양을 대표하는 생태하천인 공릉천은 북한산 챌봉에서 물길이 시작되어 양주시, 고양시, 파주시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드는 총길이 53.75km의 강입니다. 북한산과 한강을 잇는 중요한 생태축으로 고양시의 구간은 수량이 풍부하고 깨끗하여 중상류 하천의 생태계를 잘 보여주고 있지요.

공릉천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접근이 쉬워져 공릉천을 찾는 시민이 많아졌어요. 아쿠아스튜디오 앞에 탐조하기 좋게 전망대가 설치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상산이 건너다보이고, 보 위쪽에서 오리류를 만나볼 수 있고, 보에서 흘러내리는 물속을 노리고 있는 백로류와 왜가리를 만날 수 있답니다. 운이 좋은 날에는 하늘을 나는 황조롱이 같은 맹금류를 관찰할 수도 있구요. 전망대에서 탐조할 때는 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춰주시기 바래요. 한곳을 더 꼽자면, 벽제교 인근 공릉천의 풍광도 아름답지요. 

우리 곁에 있는 하천들을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지켜나가는 일에 더 많은 이웃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에코코리아도 더욱 힘을 낼께요.

맑은 수질을 자랑하는 공릉천. [사진=에코코리아]
맑은 수질을 자랑하는 공릉천. [사진=에코코리아]
선버들 암꽃. [사진=에코코리아]
선버들 암꽃. [사진=에코코리아]
물총새. [사진=에코코리아]
물총새. [사진=에코코리아]
제비나비. [사진=에코코리아]
제비나비. [사진=에코코리아]
흰줄납줄개. [사진=에코코리아]
흰줄납줄개. [사진=에코코리아]
원앙. [사진=에코코리아]
원앙. [사진=에코코리아]
[사진=에코코리아]
새뱅이. [사진=에코코리아]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