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졸업생 김은성 어르신

한국전쟁으로 중단한 학업
86세에 중학과정부터 밟아
은평에서 매일 1시간반 통학
진학 안해도 어학 공부 계속

한국 최고령 고교 졸업자라는 기록을 세운 90세 김은성 할아버지가 정재도 교장에게 졸업장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한국 최고령 고교 졸업자라는 기록을 세운 90세 김은성 할아버지가 정재도 교장에게 졸업장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고양신문] 지난 21일 고양송암고등학교 제43회 졸업식장. 국내 최고령 졸업생을 취재하기 위한 신문사와 방송사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주인공인 김은성(90세) 어르신은 “매스컴에 이렇게 많이 소개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 얼떨떨하고 황홀할 정도”라며 살짝 달뜬 모습을 보였다. 김은성 어르신은 이날 여러 방송사 카메라 앞에서 한 시간 넘게 인터뷰를 하고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90세의 연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김 어르신은 “건강이 공부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고 한다.
“건강하니까 지금까지 공부할 수 있었죠. 건강은 긍정적 사고방식에서 나옵니다.”
살다보면 많은 일을 겪게 되는데 힘든 일을 만날 때마다 마음을 상하고 술을 마시면 병이 나고 건강이 상하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김 할아버지는 항상 과하게 행동하지 않고 몸 다칠 일은 조심하며 살았다고 했다.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던 그는 86세였던 지난 2020년 서울 은평구 평생학습관 늘배움학교 중학과정으로 입학해 다시 배움에 길에 들어섰다. “아들이 어디를 좀 가자고 하며 차를 태워 온 곳이 송암고였어요. 돌이켜보면 아들에게 참 고맙지요.”
서울 은평구에서 고양시 성석동까지 매일 1시간반씩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2년간 공부한 끝에 역대 최고령 고교 졸업생이라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70살이나 어린 동기와 함께 공부하면서 역사시간에는 직접 겪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살면서 배운 일본어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학급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즐겁게 어울려 생활했다. 
김 할아버지는 대학은 진학하지 않지만 생활영어와 일본어는 좀 더 숙달시키며 배움의 끈은 놓지 않을 계획이다. 

김은성 할아버지와 같은반 학우들이 적어준 졸업인사
김은성 할아버지와 같은반 학우들이 적어준 졸업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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