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청와대·외교·지방행정 두루 경험 
행신·마두 거주 “고양의 문제 잘 알아”

[고양신문]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줄 후보를 고를까. 정당을 보기도 하고 공약을 보기도 하지만, 후보가 어떤 인물인가도 중요한 선택조건 중 하나다. 어디에서 태어나 어떻게 성장했고 어떤 일에 몸담아왔는지를 짚어보면 후보의 정치적 감각과 역량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특히 이번 22대 총선에서 고양시 4개 선거구에 공천을 받은 9명의 후보들 중 무려 7명이 지역에서 처음 총선에 도전하는 ‘새얼굴’이라 유권자들로서는 후보 한명 한명의 이력이 더욱 궁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월 10일 총선에 나서는 후보들이 살아온 삶의 자취를 정리해보았다. <편집자 주>

고양갑에 전략공천을 받은 국민의힘 한창섭 후보는 인지도 면에서 가장 낯선 후보다. 행정고시를 거쳐 오랜 기간 정부의 여러 부처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 차관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정리한 후 총선 준비를 해온 정치 초년생이기 때문이다. 

1967년 경북 상주 출생인 그는 고향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후 연세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86학번인 한창섭 후보에게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냈는지 묻자 한마디로 “이한열 세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전대협의장이 임종석, 연세대 총학생회장이 우상호였던 시절, 교정에서 최루탄 냄새가 사라질 날이 없는 대학시절을 보내며 그 역시 민주화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고시 준비를 시작해 3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남들보다 한참 늦은 나이에 공군 학사장교로 임관해 국방부에서 복무했다. 
제대 후 김대중 정부의 조직개편을 통해 만들어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에서 일했다. 이곳에서 한창섭 후보는 정부 혁신과 인사, 조직관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에는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파견을 받아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일했다. 

한 후보의 이력 중에는 특이하게도 외교관 경력도 있다. 외교부 특별채용 형식으로 주 캐나다 대사관 참사관으로 파견돼 총영사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다. 캐나다에서 돌아온 후 인사기획관으로 일하며 의전과 상훈 등 대통령실과 밀착된 업무를 담당하며 대통령을 자주 만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이시종 도지사가 일하고 있는 충청북도에서 행정부지사로 일하며 지방행정을 경험한 후, 다시 행안부로 돌아와 정부혁신조직실장으로 일했다. 
정권이 바뀌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한창섭 후보는 1기 내각의 행정안전부 차관에 임명됐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하나하나 챙기던 중 이태원에서 안타까운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결국 이 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탄핵소추되기에 이르고, 한창섭 후보가 2023년 2월부터 7월까지, 15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장관 직무를 대행했다. 

정치를 시작한 계기를 묻자 한창섭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서울시장을 거쳐 고향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배 전 국회의원이 아랫동네에 살고 계셔서 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며 상주에서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자신처럼 행정고시를 거쳐 선 굵은 공직생활과 정치행보를 펼친 이 전 의원이 자연스레 롤모델이 되었다는 것. 이제는 국가를 위해 좀 더 큰일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주변의 요청과 기대가 정치 도전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양시와의 인연을 묻자 “1995년 총무처 광화문청사에 다닐 때부터 고양에 살았으니, 30년차 고양시민”이라고 답했다. 1996년 결혼 후에는 행신동에서 12년을 거주했고, 2007년 일산동구 마두동으로 이사를 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집에서 가까운 충정교회를 다니며 이웃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한창섭 후보는 “교통과 집값 등 고양시민들이 느끼는 문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바깥에서 내려와 낙점된 후보라는 선입견을 버려달라”는 바람을 밝혔다.